엔젤러브온라인의 프로듀스에 대한 斷想

이야인터랙티브에서 8월에 정식 서비스 예정인, 엔젤러브온라인의 프로듀스를 맡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UCC 외주 같은 것만 이야기가 진행 중이었는데ㅡ, 내부적으로 스케줄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데다가, 제가 또 일본 게임의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해서는 경력도 몇개 가지고 있고 더구나 온라인 게임 개발도 했었으니까 적합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아예 한글화 총괄 감수를 해달라~ 하셔서 단기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어요~ㅋ

사실 이 게임 처음 봤을 땐 별반 나을 게 있겠냐 싶었는데(고만고만한 기존 게임들에 비해)

의외로 속이 깊네요 ㅋ

테스터 서버로 40렙까지 올려 봤는데 괜찮습니다. 매크로 기능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노가다 할일이 없어요. 채팅하면서 몹잡고 레벨 올리는 게 전혀 피곤하지 않고, 스킬도 매우 다양해서 채집이나 제작, 이런 것들이 다양하고요..(약간 마비노기 삘이..) 캐릭터 디자인도 맘에 들고 사운드도 좋고, 다만 옥에 티라면 한글화가 제대로 안되서 나오는 말들이 이상하다는 건데 이건 제가 지금 투입되서 손대는 부분이니까 금방 좋아지리라 봅니다(ㅋ 자화자찬?;;)

심지어는 하우징 시스템이라고 집 지어 놓고 손님들 불러다 놀 수 있게 되 있는데, 약간 싸이 미니홈피 느낍납니다... 게다가 필드 상에서 건물 지을 수 있어요..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같은 것도..(심시티??)

그외에 PVP 할 때는 스타크래프트에 터렛 짓듯이 방어탑 건설해서 싸울 수 있네요... 게다가 전사 직업군 보면 발키리 프로파일 마냥 SP 올려서 결정기 쓸 수 있고,, 이쯤 되면 RTS와 RPG와 액션을 적당히 버므린데다가, 싸이월드의 남녀 꼬시기 한마당 기능을 첨가한 멀티플 온라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뭐 돈 받고 하는 일이니까 무슨 게임이든 맡아서 해야겠지만 게임 자체도 마음에 들어서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사실 하드코어한 분위기 싫어하는데 이런 귀여운 풍의 게임을 맡게 되서 다행이랄까요.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

2002년이었나요. 프롬소프트웨어에서 한국에 아머드코어 시리즈 첫 시판 할때, 한국 지사장 겸 수퍼바이저를 맡고 있었는데ㅡ 콘솔게임의 기념비적인 첫 정식 출시이니 성우더빙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프롬소프트웨어 본사와 한국내 퍼블리셔인 YBM을 동시에 설득했더랍니다. 하지만 콘솔게임의 성우더빙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1억베이스 였는데..이게 거품이 상당했죠. 지금은 거품 빠져서 5천 정도에 하고들 있나?..) 양사 모두 주저하는 분위기였는데 강하게 푸쉬해서 진행시켰습니다.

당대 최고의 성우 군으로 불리는 박일님을 비롯하야~, 김광국~ 뭐 이런 성우님들이 대거 투입이 되었고.. 그 퀄리티야 뭐 다들 아시는대로 만족할만한 것으로 잘 나왔었지요. 하지만 전 그 때 수퍼바이저였기 때문에 예산 결정 및 결재만 하고 성우더빙 본작업에 대해선 관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뭐 무사이가 맡아서 한다는 정도만 알았지..알아서들 잘 하려니 생각했었죠. 그 땐 솔까말 성우에 전혀 관심이 없을 때라, 성우더빙 박박 우겨서 넣은 것도 뭐 성우에 대한 특별한 감상이라기보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죠?

그런데 이번 엔젤러브온라인....ㅋ

뭐 한글화 및 현지화 프로듀스를 맡았지만 처음부터 성우더빙해야 된다고 강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ㅋ 이게 중국판이랑 일본판은 성우가 들어가 있는데 솔까말, 한국측 퍼블리셔인 이야 측에선 애초에 성우를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ㅋ

바쁘니까요.. 한정 된 예산으로 퍼블리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마케팅이나 운영 쪽으로 신경 쓸게 많거든요. 콘솔 게임이면 모를까 사실 온라인 게임은 성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안쓰는 편입니다. 해서 안할라고 하시길래... 적은 예산으로 A급 스튜디오에 A급 성우 쓴 퀄리티를 내어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해서 결제 땄네요 ㅋ

무슨 깡으로..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게임의 성우 더빙이란 게 별거 없습니다. 연출만 똑바로 잡아주면 웬만한 성우지망생 데려다 써도 되거든요. 그리고 웬만한 성우지망생 목소리만 잘 맞추면 협회 성우랑 별 차이도 안나요 ㅋ

한국의 성우계는 참 독특합니다. 성우공채라는 게 있어서 어쩌다 운 좋으면 들어가고, 들어가도 기존의 A급 성우에 밀려서 본업인 성우일은 못하고 다른 일로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이건 성우공채 때문만은 아니고 본질적으로 성우 일이 많이 없어서 생기는 시장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죠. 

일본은 성우강국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컨텐츠 소비 시장이라는 저변이 깔려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에요. 일본의 성우하면 애니메이션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오디오북 시장도 엄청나고, 무엇보다 일본인들 성향 자체가 스토리 텔링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지지도가 깔려 있어서 그러한 시장들이 커질 수 있는 것이죠.

자..뭐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일단 대형 녹음실에서 이런 게임을 맡으면 자료를 가져가서 어떻게 분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게임의 성우대본은 100% 엑셀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들은 내용이 이어지지 않고 뚝뚝 단편으로 끊어져 있지요. 그것도 캐릭터별로 아주 다양하게... 이런 것을 성우에게 세심히 가이드해서 녹음을 해야 하는 것이에요. 만약 연출자가 게임에 대한 이해가 낮고 연기 연출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아무리 A급 성우를 데려다 써도 결과는 개차반일 것 입니다.

뭐 저 같은 경우야 이미 일본과 중국의 성우 대본 자료까지 싹 요구해서 받아 놓은 상태이고 캐릭터 분석도 다 끝났으니까요. 얼마 전에는 공고도 내서 많은 지망생들이 지원을 한 상태입니다. 솔까말 저도 참여하고 싶은데, 워낙 일정이 바쁘다 보니 연습해 볼 시간이 없었던지라...근데 뭐 중간에 말라깽이 캐릭터랑 상점 주인 같은 건 해도 되겠다 생각 드는데 그건 모르죠 ㅋ

상용 녹음은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진행할거니까요.

이야기가 참 아리솔한 방향으로 길어졌네요. 아무튼 그러고 있어요. 게임 업계에서 은퇴한다고 떠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간 게임 업계와 연을 떼지 못하고 계속 해왔다는 생각 듭니다.ㅋㅋ 풀보이스 미연시 게임인 스쿨로맨스도 있었고 잠시 릴게임쪽 영상 만든적도 있죠? ㅋ 그러다가 이번엔 다시 MMORPG입니까.

뭐 일단 열심히 하는겁니다. 그리고 차후 UCC 마케팅이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강하게 푸시를 할것이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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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nepc | 2009/06/14 18:54 | 컬럼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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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chine at 2009/06/14 19:36
역시 이 바닥을 떠났어도 결국 어떻게든 돌아오게 된다.. 라는 말이 어느 맞긴하군요;

그나저나 한글 음성을 고려 안했다는건 조금 아쉬운거 같네요.

몬헌 같이 아예 못 알아듣는 말을 한다면 이런건 공통으로 써도 되겠지만 제대로된 말을 한다면 한글 더빙도 고려는 해봐야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tonepc at 2009/06/16 19:55
뭐 대부분 귀찮아하니까요 ㅎㅎ
Commented by Ryth at 2009/06/14 20:19
게임 더빙이 상당수가 연출자에 달려있죠. 대다수 물건너온 것들은 정보보호 한답시고 소스를 워낙 안줘서 문제였고. 뭐 암튼 공체 체제 란게 그런면에선 답답하긴 한데... 그렇다고 해도 일본과 같은 소속사제 한다 해도 판이 워낙 작아서 솔직히 문제도 많지요. 그나저나 이왕 언더분들 쓰실거면 잘됬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언더들 쓴거보면 발성부터가 에러인 경우도 몇명 보여서 말이에요. 사실 언더 경력 좀 되는 분들도 잘만하면 되긴 하는데
가끔 '티'가 나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Commented by stonepc at 2009/06/16 19:56
10년~20년 경력자와 3~5년 언더들이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더빙을 뭘할거냐에 따라서 연출적인 기교로 커버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젤 같은 경우 대사들이 단타라서 가능하다고 여기고 푸시중입니다
Commented by (par)Terre at 2009/06/15 11:06
사람 일은 참 알 수가 없어요 ^^
Commented by stonepc at 2009/06/16 19:56
인생은 요지경~
Commented by 장씨 at 2009/06/15 11:31
엔젤러브 온라인에 성우 더빙이라니 관심이 생기네요. 기대가 되고 더빙이 잘 되었으면 하네요.

개인적으로 연출의 갭을 극심히 느낀 것이,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와 범피트롯의 연출이 너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었죠. 전자의 경우 캐릭터가 강조 된 반면, 후자 쪽은 캐릭터가 강조되지 않은 좀 밋밋한 느낌이랄까요. 캐릭터에 어울리는 보이스 또는 연기가 잘 살린 작품을 좋아하다 보니, 더빙만 따지고 보면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를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YBM에서 퍼블리싱했던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의 더빙은 게임 더빙 관련으로는 가장 좋은 작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다만 길티기어도 그렇고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도 그렇고 여러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더빙을 보면 경력이 많고 다양한 캐릭터가 소화 가능하신 A급 성우분들일수록 캐릭터를 잘 소화하실 뿐만 아니라 연기에 무게가 실리고 안정감이 있는 느낌이라 듣는 입장인 팬이나 소비자의 입장으로서는 그런 완성도 높은 작품이 주로 끌리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DVD를 살때도 성우가 아닌 연예인들의 더빙이 들어간 작품은 꺼려지게 되구요. 마다가스카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인데, 극장판 더빙은 주인공 사자역을 송강호씨가 맡으셨는데 캐릭터가 이상하게 어긋나 있어서 보는 내내 불편했던 반면, 2007년 어린이날 KBS판 방영분에서는 재더빙을 해서 사자 알렉스를 김승준님이 하신 덕분에 캐릭터도 살아 있고, 영화의 분위기도 매끄럽게 흘러가는게보는 내내 쾌적했다고 할까요.

빨간 모자의 진실에서는 보이스에 캐릭터가 있는 연예인분들을 쓰다 보니, 나름 이질감은 없어서 괜찮게 보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A급이든 아니든 캐릭터가 있고 안정감 있는 더빙이 좋은것 같아요. 엔젤러브 온라인의 더빙도 캐릭터가 잘 살고 안정감 있는 더빙이었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stonepc at 2009/06/16 20:01
성우연기와 실사연기는 틀립니다. 어떤 이야기냐 하면

실사연기 때는 최대한 극중 인물스럽게 하면 됩니다. 그게 리얼이죠.

근데 성우연기는 극중 인물스럽게 하면 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두고 성우 연기가 리얼이 아니다 이런말도 있는데 또 그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현실 세계는 아니죠.

그 작품만의 패러랠월드에 맞는 리얼의 선이 있는데 그것을 못 맞추기 때문에

일반 배우들의 연기가 튀게 들리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의 리얼은 거기에 맞는 리얼이죠. 그래서 숙달 된 성우들이 잘하는 것이고요..


엔젤은 위에서도 잠깐 썼지만, 대사 대부분이 단타라서 언더로 가도 무리없겠다 생각했습니다.

대사가 장타가 되면 확실히 A급 성우가 빛을 발하게 되지요,. 그런 것이었다면 생각을 달리 했을 것입니다.

암튼 조언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Commented by 왕풍뎅이 at 2009/06/18 02:34
우왕 이감독 밥좀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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